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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등병 내무생활 최대 위기 / 묘한 기류가 감도는 내무실
    아무말 대잔치/어쩌다 대한민국 육군 2023. 5.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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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육군

    병장으로 전역하기

     

    EP. 12

    묘한 기류가 감도는 내무실

    내무생활 최대위기 봉착!?

     

    부대에 이상한 기후가 감돈다

    휴가에서 복귀한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시점

    복귀 이후로 분위기가 오락가락했다

    갑자기 이등병들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이다

    내가 부대에 왔을 당시

    내무실에 말년이 세명이나 됐다

    슬슬 하나둘 나가면서 하나둘 채워졌다

    그렇게 뉴비(?)들이 유입되면서

    분위기가 들쭉날쭉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랬던 분위기도

    분대장들이 잘 휘어잡아 잠잠해질 때쯤

    의외의 곳에서 균열이 생겼다

     

     

    지금 생각해도 PTSD 오지는 단어

    수리수리 마수리 마법주문보다 강력한

     

    소원수리가 터졌다

     

    부대 막사 한쪽에

    고민 상담함이라는 우체통이 있었는데

    거기 쪽지 한 장이 들어있던 것이다

    그것도 폭언과 폭행에 관한 이야기였단다

    쪽지 작성자는 금방 예측 가능했다

    나는 군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소원수리 당사자와 동일한 입장의 포지션이라

    이후 이것이 가져올 파장이

    얼마나 커질지 예측할 수 없었다

     

     

    그 내용은 곧장 대대장에게 알려졌고

    정비대에 있는 모든 이등병이 소집되어

    대대장 긴급 이등병 간담회가 열렸다

    정비대에 현재 나와 동기인 이등병이 16명이다

    내무실마다 서너 명

    적지 않은 숫자였다

     

    간담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대대장의 권위 있는 모습은 없고

    동네 아저씨 같은 대대장과

    과자와 음료수를 나눠먹고

    군대오기 전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분위기였다

     

    그렇게 불필요한 서론이 끝나고

    본론이 나왔다

    누가 괴롭히고 때렸냐?

    과자를 먹던 손이 멈추고

    모두의 입이 굳게 닫혔다

     

    소원수리는 익명 아니었냐?!!

    뭔데??

     

    나는 내무실에서 폭력을 당하지 않았다

    누가 갈굼을 당했다더라

    라는 카더라 통신은 있었는데

    자세한 정황 증거를 댈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초코파이가 나뒹구는 테이블만 보고 있었다

    대대장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진다

     

     

    맞았다는 사람이 니들 중에 있는데
    왜 괴롭히고 때린 사람이 없냐!!

     

    아니 그러니까

     

    익명 아니었냐고!!

     

    우리는 선량한 시민이라고요

    왜 우리한테 뭐라 그래요

    ㅠㅠ

     

    ?!

    혹시 우리 중에 마피아가..

     

    아무튼 환장할 노릇이다

    나는 나름 군생활 체질인지

    갈굼을 당하거나

    군기 잡힐 일도 없었다

    나쁜 놈이 한 명 정도는 있었는데

    볼 날이 삼일밖에 안 남은 아저씨라

    그냥 잊기로 했다

     

    동기 중에 관심병사가 둘이나 있었다

    분명 둘 중 하나가

    이번 소원수리 태풍의 눈이다

     

     

    아니 우리가 죄인이냐고!!

    불통이 자꾸 엄한 데로 튀고 있다

    대대장은 계속 거품을 물고 화를 내고

    우리도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데

    관심병사의 후임도 선임도 아닌

    동기라는 사실이 그나마 다행이다

     

    간담회가 끝나고 며칠 뒤

    병장 하나와 상병 둘이 영창에 갔다

     

    우리에게는 별다른 피해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며칠뒤

    정비대 내무실 편성이 통째로 바뀌었다

    이야기가 사단장 귀에까지 들어갔는지

    정비대 인원이 모두 뿔뿔이 해체된 뒤

    재편성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는지 내무실 인원조정 및

    보직 변경등으로 대부분 정리가 됐다

     

     

    딱히 뜻하지 않은 혁명(?)의 물결에

    희생량이 된 기분이라 답답하다

    내무실 분위기에 나름 잘 적응하고 있었는데

    정들었던 내무실이 해체되고

    또다시 새로운 내무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내무실을 바꾸는 것이 정말 효과가 있을지

    정말 이 방법이 최선인지

    속으로 울음을 삼켜보지만

    내무실 이동을 반기고 있는 사람도 있기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영창을 다녀온 선임들은

    조용히 지내며 군생활을 마무리했다

    관심사병이었던 내 동기들 중 하나는

    조금 느릿하게 군생활에 적응하며

    관심병장으로 성장해 무사히 전역했고

    남은 하나는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보직 변경되어

    정비대 통신반 행정병으로 있다가

    대대장도 인내에 한계를 느껴서

    다른 대대로 전입시키고

    거기서도 개노답이라 생각했는지

    타 연대로 전입시키는 바람에

    그 후로 소식을 알 길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군에 가끔 있다는

    장성급 자재분

    이른바 '신의아들'이었나 싶다

    물론 그랬다면 애초에

    우리 대대장이 빡쳐할 이유도 없었겠지

    ㅋㅋㅋㅋ

     

    그런 그 녀석을 마지막으로 본 게

    상병 3호봉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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